[노종욱의 세상만사] 지방 언론의 ‘홀대’는 경남도민을 ‘홀대’하는 것이다

  • 입력 2023.03.23 15:56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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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편집국장
▲ 노종욱 편집국장

 잘 알려지지 않은 직업 가운데 영어로 호스 위스퍼러(the Horse Whisperer), 즉 ‘말에게 속삭이는 사람’이라 불리는 조마사가 있다.

 이들은 말 사육장에 고용돼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말들, 특히 경주마들을 안심시키는 역할을 한다.

 말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외부 세계에 대해 호기심을 보인다고 한다.

 그런 자연스러운 호기심을 갖지 못하게 하면 종종 심리 발달에 이상이 생긴다.

 말에게 무엇보다 성가시게 하는 것은 곁눈 가리개다. 말이 옆쪽을 보지 못하도록 눈가에 붙이는 가죽 조각이다. 똑똑한 말일수록 자기 나름대로 외부 세계를 발견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그런 속박을 잘 견디지 못한다.

 호스 위스퍼러는 말에게 귓속말을 하면서 그저 말을 착취하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관계를 만들어 낸다. 말은 인간과 소통하는 그 새로운 방식을 좋게 받아들인다. 그래서 제 눈으로 외부 세계를 온전히 발견할 수 없도록 방해한 인간을 그런대로 눈감아 줄 수 있게 된다.

 여론은 의지와도 본의와도 다르게 형성돼 발이 없어 빠른 속도로 퍼져나간다.

 그 여론을 형성하는 것에 언론의 역할이 크다.

 특히, 지역 언론은 각 지역의 생생하고 사실적인 것들만 전한다.

 그것이 지방 언론의 존재 목적인 것이다.

 지방 언론의 홀대는 말의 눈에 곁눈 가리개를 대는 것과 진배없다.

 경남 곳곳에 산재해 있는 여러 언론사는 오로지 지역의 다양한 소식만을 전한다.

 때로는 각 자치단체와 기관들의 홍보 목적으로도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각 지역의 사건·사고나 부조리들도 도민들의 알권리를 위해 정론직필로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하기에 자치단체의 홍보 담당은 호스 위스퍼러(the Horse Whisperer)여야 하는 것이다.

 그런 지방언론들이 지금 경남도 각 자치단체나 누구보다도 지역 소식에 민감해야 할 경남도의회에서 홀대받고 있다.

 또한 도의원 어느 누구도 지역 언론사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소위 메이저 언론사라 자칭(自稱)하는 언론사들에만 관심을 둔다.

 물론, 언론사 홍수라는 작금의 상황에서 신생 언론사들의 눈치도 보이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운영의 묘를 부리면 될 것을 기존 언론사들의 눈치 보기가 더 급한 모양새다.

 지역의 소식을 중앙에 알리는 것도 더없이 중요하다. 경남의 이미지 부각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신제가(修身齊家) 연후에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라 했다.

 경남도의 인구가 줄어든다 고민하지 마라. 지역민을 먼저 살펴라. 그러면 분명 달라지게 돼 있다.

 국가산단 유치도 중요하다. 굵직한 국책 사업들의 유치도 중요하다.

 이 전에 도민의 행복이 먼저인 것이다.

 ‘근자열원자래(近者悅遠者來)’라 했다.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먼 곳의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말이다.

 경남에서 나고 자라서 생활하고 세금 내고 떠나지 않으면서 열심히 묵묵히 생활하고 있는데, 타 지역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한다면 그것은 온당치 않다.

 지방 언론의 홀대는 곧 지역민의 홀대임을 자각해야 한다.

 가까운 이들을 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자.

 내가 그들을 귀하게 여겨야만 그들도 나를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체온을 유지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온도가 36.5도라고 한다.

 그 이하가 되면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잃을 수도 있고, 그 이상이 되면 고열로 인해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인체는 정확하게 36.5도를 유지해야만 최상의 컨디션으로 최적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흔히들 우리가 한 해라 부르는 일 년은 365일이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을 계산해서 알맞게 나눈 것이 공교롭게도 우리 몸 온도의 10배수인 365일이다.

 또한 물의 온도 중 인체가 가장 따스하고 포근하게 느껴지는 온도가 36.5도라 한다.

 이렇듯 사람과 자연은 하나다. 우리 몸이 바로 자연인 것이다. 그래서 사람은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잘 적응하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구에 물이 70%이듯이 사람 몸의 수분도 70%이다. 사람이 자연인 동시에 바로 지구이며 우주인 것이다.

 중앙 언론사도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처럼의 지방 언론 홀대는 결국 지역민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매번 36.5도를 유지하기 힘들겠지만, 근사치라도 유지하기 위해 경남도는 노력해야 한다.

 특히, 지역민을 대변하는 경남도의회는 더욱 노력해야 한다.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365일 매일 행복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하루하루를 살면서 자주 행복하다는 느낌은 받아야 한다.

 그것은 관심받고 있는 느낌이 들 때이다. 사람과 자연이 하나이듯, 자치단체와 지방 언론은 하나인 것이다.

 잘 활용하면 공보지(公報紙)요 홀대하면 가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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