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물길따라, 단풍길따라 함안 입곡군립공원의 가을

물길따라 오색단풍 물들어 절로 감탄 자아내
온새미로공원·함안문화공원·무빙보트 등 색다른 재미 더해

  • 입력 2022.11.06 17:45
  • 수정 2022.11.06 18:23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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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곡군립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단풍길을 걸으며 저마다 추억을 남기고 있다.
▲ 입곡군립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단풍길을 걸으며 저마다 추억을 남기고 있다.

 ‘입곡군립공원은 단풍이 절경’이라는 칭찬은 빈말이 아니다.

 함안군 입곡저수지 물길 따라 도로를 달리면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아름다운 단풍 속으로 얼른 들어가 하나되고 싶은 마음에 발걸음을 재촉하면 ‘단풍길’ 팻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청단풍이다. 마치 7개의 손가락을 펴서 흔들어 반기는 모습이다. 청단풍 나무는 얼마나 아름답게 색이 들기에 가을 단풍의 대명사가 됐을까. 청단풍 숲길은 가을의 꽃처럼 아름다운 붉디붉은 색으로 치장하고 있어 설명이 필요 없다. 그래서 ‘단풍이라 하는구나’하고 단박에 느낄 수 있다. 

 입곡군립공원은 고요한 적막감이 느껴지는 숲길이다. 새들의 노래를 들으며 길을 걸으면 걷는 내내 좋은 나무 냄새가 난다. 그렇게 걷다보면 갑자기 ‘톡 토르르’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정적을 깬다. 단풍길을 걷는 사람들의 낙엽 밟는 바스락거림과 바람이 불면 떨어져 있는 가지들이 만나는 소리,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가 음악같이 어울린다.

 ‘좌수우목(左水右木)’ 왼쪽으로 물을 거느리고 오른쪽으로 울울창창한 나무들과 함께 하면서 평탄한 길을 걷는다. 소나무와 참나무의 숲이 주는 그늘, 탄성을 자아내는 기암절벽과 물 건너 첩첩 산이 보이는 이곳에서는 평소 걷기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도 신나게 걷게 된다.

 ◆ 가을색으로 물든 온새미로공원

 단풍나무 숲길을 걸으며 힐링을 마치고 입곡온새미로 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온새미로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언제나 변함없다는 의미이다. 입곡온새미로 공원에 입곡의 수려한 자연경관을 그대로 녹여내겠다는 말인듯 하다. 단풍 든 입곡저수지 옆에 단정히 만들어진 입곡온새미로 공원도 가을색으로 물들었다.

 공원 한쪽에는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놀이터와 함께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넓은 잔디 광장도 있다. 주말에는 가족들과 나들이 나와 잔디광장에 돗자리 깔고 도시락도 먹으며 가을을 즐기는 것도 추천한다.

 ◆ 숨은 보물, 함안문화공원

 온새미로 공원에서 산인면 공설운동장 쪽으로 조금만 들어가면 함안문화공원이 있다. 살짝 숨어 있어서일까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놓치지만 놓치기에는 아까운 매력들이 많다.

 성인의 키만큼 자란 나무를 잘 다듬어 만든 미로원은 숨바꼭질하기 딱 좋은 곳이다. 미로가 너무 쉬워 싱겁지 않고 적당히 어렵지만 막막한 느낌이 없어 한동안 뛰고 웃기에 적당한 곳이다.

 아담하고 아름다운 호수 정원인 연꽃습지원의 돌다리를 건너 나무 문을 지나면 아름다운 꽃 화단이 나온다. 지금은 가을이라 벚나무의 단풍이 아름답지만 봄에는 벚꽃 천지다.

 다육식물과 선인장이 있는 유리온실에도 사람의 정성으로 가꿔진 아름다움에 감탄을 자아낸다.

 문화공원 입구에는 박제 전시관이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들의 움직임과 표정을 생생하게 표현해 살아있을 때의 모습 그대로를 보존하기 위해 박제한다”고 한다. 비록 박제된 동물이지만 만남이 반갑고 동물들과의 교감과 대화가 좋다.

 ◆ 사이클도 타고 무빙보트도 타고

 옛날부터 경치 좋기로 소문난 입곡저수지 일대가 지금의 입곡군립공원이다.

 일제강점기 때 농사를 위해 계곡물을 막아 만든 인공저수지인데, 지금은 광로산 골짜기에서 흐르는 검암천의 맑은 물과 수려한 경치로 농업용수보다는 사람들 마음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반짝거리는 잔잔한 물 위를 무빙보트가 다닌다. ‘아라힐링카페’다.

 무빙보트의 움직임은 물의 흐름과 같은 속도다. 울긋불긋한 무빙보트가 가을의 단풍과 어울려 마치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물 위를 오리처럼 떠다니는데, 하늘을 나는 사람들이 있다. 하늘자전거 ‘아라힐링사이클’이다.

 물을 가로지르는 와이어 위를 아슬아슬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아찔한 스릴감을 만끽하게 한다. 하늘 자전거를 타고 마치 새가 된 것처럼 공중의 자유로운 해방감에 손을 번쩍 들어 환호하기도 한다. 하늘자전거를 타고 아찔한 높이에서 물을 가로질러 왔다가 둥글게 반원을 돌아 나가면 어떤 놀이기구보다 재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입곡군립공원이라지만 그중 가을이 제일이라고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단풍이 내려와 나무가 색옷을 입었고, 가장 아름답게 단풍이 든다는 청단풍 숲길을 걸으며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고 숨을 돌리는 여유를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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