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산청군, 가야제국 마지막 역사 품은 구형왕릉의 찬란한 역사 되살린다

유적 조사·관광자원화 등 경남도, 가야사 복원 사업에 1조2000억 예산 수립
독자적 역사·문화 갖춘 철의 왕국 가야, 산청서 부활

  • 입력 2020.11.16 18:53
  • 수정 2020.11.16 18:56
  • 기자명 /노종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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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야제국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의 능인 구형왕릉.
▲ 신비롭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가야제국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의 능인 구형왕릉.

 2000년 빛을 잃었던 가야제국의 부활에 서막이 올랐다. 지난 5월 20일 ‘역사문화권정비 등에 관한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가야사 복원과 정체성 확인 등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날 열린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지난 2017년 8월 25일 민홍철(더불어민주당·김해 갑)의원은 ‘가야역사문화권 연구 조사 및 정비와 지역발전에 관한 특별법’을 대표발의해서 국토위 법안으로 심의했으나 여야합의 불발로 처리되지 못한 이후, 다시 2019년 4월에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다시 대표발의 해 문화관광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법사위에서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 회부됐다.

 이에 올해 5월 20일 열린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역사문화권 정비에 관한 특별법’으로 국회에서 의결됐다.

 이는 우리나라 고대사에서 가야역사의 비중을 실감하는 조치였다고 가야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평가했다. 따라서 경남도는 이번 특별법 제정을 환영하고 본격적인 가야사 정립을 위한 행보를 재촉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7년 7월 ‘가야사 연구복원’을 언급했고 100대 국정과제에 ‘가야문화권 조사·연구와 정비’가 포함됐다. 정부의 가야사 복원사업 추진은 그동안 지지부진 했던 가야역사의 실체를 완전히 밝히고, 한반도의 역사의 기본 토대를 완벽히 구축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맞물려 가야권역의 시·군들도 발 빠른 행보로 가야사 정립을 재촉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동안 가야에 대한 발굴과 연구는 인구인력과 관련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신라사나 백제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더디게 진행돼 왔다.

 이에 경남도는 역사문화권 특별법 제정을 통해 가야 역사 문화권 정비의 초석을 마련한 만큼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에서 용역중인 ‘초 광역협력 가야문화권 조성사업’ 기본계획 수립 연구를 바탕으로, 정부사업 비목 신설을 위한 예비 타당성 조사 신청 등을 문화관광부와 문화재청에 건의한 바 있다.

 그간 가야사 2단계사업 등, 문화재 보수정비(총액)사업으로 진행돼 오던 ▲가야유적에 대한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비지정 문화재 포함)의 체계적·안정적 추진과 ▲가야 역사 문화자원을 활용한 관광자원화 사업 추진을 위해 기본계획 연구 용역에는 6대 전략, 20개 과제에 약 1조2270억원(국비4894, 지방비 6790, 민자586)의 사업계획을 반영·수립했다. 

 이러한 가야사 복원에 대한 정부 시책과 경남도 민선 7기 공약사업인 ‘가야 문화권 특별법 제정’으로 가야사 중심에서 가장 미궁의 역사를 품고 있는 산청군의 행정적 구상이 어떤 모양으로 펼쳐질지 군민들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지난 1일 가락국 양왕 덕양전은 제10대 구형왕과 계화왕후의 대제를 봉행했다.

 2020년 추향대제는 코로나19로 전 국민이 어려움을 격고 있는 가운데 치러지는 대제인 만큼 전국 종친 참여 자제를 요청하면서 산청군 관내 종친들과 지역주민 등 일부만 참여했다.

 이날 열린 제례에는 김효재 한국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초헌관을, 김선일 중앙종무위원회 부위원장이 아헌관을, 김양수 전 왕산회장이 종헌관으로 헌작했다.

 김태훈 덕양전 참봉은 인사말에서 “대 가락국은 고구려, 신라, 백제 등 고대 삼국과 500여 년 동안 공존하면서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창조한 철의 왕국으로 위대한 국가였다”며 “가락국 정신과 전통을 이어가는 것은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으로, 정부와 우리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마다 봉향되는 가락국 제10대 양왕 덕양전의 춘추대제는 2000여 명이 참석하는 가락왕실의 종묘문화로서 산청의 전통 제례문화의 근원이 된다.

 덕양전은 1983년 경남도 문화재자료 제50호로 지정됐으며, 해마다 봄(음력 3월 16일) 가을(음력 9월 16일) 두 차례, 구형왕과 왕비의 성덕을 기리는 대제와 음력 초하루·보름날에 삭망향례가 봉행된다.

 김해서부터 시작된 김수로왕의 가락국의 역사는 산청군을 마지막으로 500년의 역사가 끝을 맺는다. 가야의 우수한 문화는 한반도 남부지역에서 계속 발굴되고 있고 산청군에서도 진귀한 유물들이 출토됐으며 구형왕의 역사를 따라 가야의 전설 설화들이 흩어져 있어 가야시대의 상황들을 추증할 수 있다. 

 특히 구형왕릉을 중심으로 분포돼 있는 가야유적들은 생초고분군과 어외산성을 시작으로 40여 곳의 크고 작은 고분들이 지역 곳곳에 분포돼 있으며 신안면 중촌리 고분을 끝으로 산청군의 가야 역사는 끝을 맺는다.

 그 옛날 산청에서 끝맺음으로 이어진 가야왕국은 어떻게 정립이 될 것인지 가야사를 연구하는 역사학자들은 무한한 기대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 가야제국 마지막 임금인 구형왕의 능이 있다. 구형왕릉은 1971년 국가사적 제214호로 지정된 고대 가야의 유적으로서, 그 인정 가치는 무려 상상을 초월할 수 있다. 능소에는 매년 전국 700만 가락 후예들이 참배를 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이 그 신비롭고 안타까운 왕의 전설을 찾아 수없이 왕래하는 전국 최고의 유적지로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백성의 안위와 사직의 부활을 꿈꿨던 구형왕은 1000여 년 뒤 가락국 부활을 이미 예견이라도 했듯이 오늘날 가야사 복원의 대 역사가 이뤄지고 있다.

 가야사는 대한민국 역사의 가장 기본 바탕을 이루는 역사인 반면 가장 깊숙이 숨어있던 역사였지만 그 역사와 문화는 이번 문재인 정부의 결단으로 세상에 빛을 보게 됐다. 찬란한 철의 제국 가야의 부활이 우리 앞에 성큼 다가선 것이다.

 1500년 전 지품천 방장산 왕산에서 가야제국의 마지막 역사를 마감했던 구형왕의 숨결이 이번 역사문화권 정비 특별법의 제정으로 찬란했던 가야역사의 새로운 조명과 생명을 얻을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현세를 살아가는 가야국 후예들의 간절한 마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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