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기초자치단체 역사의 한 획 그은, 의령군의회 김규찬 부의장

의령군의회 제1대~8대 연속 무소속 출마해 5선 쾌거
대한민국 지방정치 산 증인
“당과 유혹에 치우치지 않고 주민을 위해 소신껏 활동”

  • 입력 2020.08.30 18:00
  • 수정 2020.08.31 10:22
  • 기자명 /배성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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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소속으로 의령군의회 제1대(1991년 7월 개원)부터 제8대(2018년 7월 개원)까지 출마해 5선 쾌거를 이룬 지방자치단체 산 증인 김규찬 부의장.
▲ 무소속으로 의령군의회 제1대(1991년 7월 개원)부터 제8대(2018년 7월 개원)까지 출마해 5선 쾌거를 이룬 지방자치단체 산 증인 김규찬 부의장.


의령군의회 제1대~8대 연속 무소속 출마해 5선 쾌거

대한민국 지방정치 산 증인

“당과 유혹에 치우치지 않고 주민을 위해 소신껏 활동”

 

 

 무소속으로 의령군의회 제1대(1991년 7월 개원)부터 제8대(2018년 7월 개원)까지 출마해 5선 쾌거를 이룬 지방자치단체 산 증인 김규찬 부의장(62)의 끈질긴 집념과 노력에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집념의 사나이 김 부의장에게도 쓰라린 고배를 마신적이 있었다. 제1대부터 3대까지 김 의원은 젊은 패기 하나로 출마했으나 패기 뒤에 가려진 김 의원의 베일은 끝내 올려지지 않아 지역민 지지를 얻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낙선 뒤 김 부의장은 오히려 낙선을 기회로 삼아 고배의 원인을 파악하고 군민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전력을 추구한 효과가 빛을 보이며 제4대부터 8대까지 당선되는 국내 초유의 전무후무한 역사를 기록했다.

 소속 당이 없이 무소속으로 농촌지역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선택을 받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김 부의장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봉사자로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찾아 직접 발로 뛰면서 새로운 전략을 세웠다.

 제4대까지는 군의원을 읍·면당 1명씩 선출했으나, 김 부의장 지역구 부림면은 5대부터 인근 지역인 봉수면과 낙서면 등 3개 면을 의령군 다선거구로 정해 2명 의원을 선출했다.

 군의원은 지역주민 심부름꾼으로 성실함을 인정받아야 유권자 선택을 받을 수 있다.

 

 ◆군민 발이 돼 준 택시회사 창립

 

 김 부의장은 28세 젊은 나이에 사업용 택시회사 대표가 되면서 30여 년 동안 변함없이 지역민을 위해 편리하고 친절한 교통수단을 제공해 오고 있다. 대중교통이 원활하지 못한 시골지역에서 택시는 주민들의 편리한 발이자 지팡이었다.

 김 부의장 지역구 부림면은 의령군 내에서 2번째로 큰 지역이다. 부림면 소재지 신반의 한지는 조선시대부터 임금님께 진상품으로 올려졌을 만큼 유명한 한지 생산지다.

 따라서 4일, 9일, 5일장이 들어서는 날이면 전국에서 한지를 취급하는 많은 상인들이 모여들었다.

 김 부의장은 지난 1990년 무렵, 당시 가장 편리한 교통수단인 택시회사를 설립하면서 인근 지역 노인들과 주민들의 손·발 역할을 하면서 찬사를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김 부의장은 지역민 권유에 힘입어 지역 발전과 주민들의 윤택한 삶을 위해서라도 의령군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 이때가 32세 젊은 나이였다.

 그런데 한 명을 선출하는 첫 선거에서 지역 유지라고 칭하는 후보자 세 명이 출마하면서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김 의원은 “포기하기엔 아쉬움이 너무 컸다”며 “큰 표차이로 낙선을 했으면 아예 포기를 했을 텐데 첫 출마에서는 표차이가 꽤 컸지만 2대와 3대에서는 100표 내외의 근소한 차이였기에 젊음을 무기로 계속 도전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열번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없다’는 말 처럼 세번의 고배를 마시고 2002년 6월 1일 결국 네번째 도전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의령군의회 의원에 당선돼 가슴에 번쩍이는 배지를 달고 의정활동 첫 시작을 만방에 알렸다.

 이때는 부림면 지역에서 한 명을 선출하는 선거였다. 이어 김 의원은 2006년 지역구 조정으로 5대부터는 부림면 등 3개 지역에서 두명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당당히 당선, 2010년 제6대에 이어 2014년 제7대, 2018년 제8대에 이르기까지 무소속을 앞세우며 지역 군의원 선거를 석권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 부의장의 연속 당선 비결

 

 김 부의장은 서민들 삶 속으로 들어가 그들과 함께 공존하며 삶을 나누고 또 평소에 더 잘하자는 마음가짐 속에서 지역구 유권자들이 요청하는 민원에 성실하게 응대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는데 최선을 다했다.

 또 어김없이 다가오는 선거기간이 되면 평소 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고, 1시간 늦게 일정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목욕탕에서 어르신들과 장애인을 만나면 그들을 아버지와 형제로 생각하고 등을 밀어주며 때로는 부자의 정다운 모습, 때로는 친 형제처럼 말벗이 돼 그들의 의견과 요구사항을 청취하고 그 약속을 최대로 반영하는 모습도 보였다.

 평소에 이같은 모습을 보아 온 지역민들은 선거철이 돌아오면 자발적으로나서 자원봉사 지원은 물론, 특별히 활동을 하지 않아도 자신의 지지층이 확고하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김 부의장, 의정활동도 빛났다.

 김 부의장은 무소속 연속 5선 20년 동안 많은 의정활동을 수행해 왔다.

 현재 제8대 후반기에서는 부의장을 맡고 있다. 제7대에는 전반기에 부의장을 역임과 후반기 의장이 다른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하면서 짧은 기간이지만 의장직을 수행하기도 했다.

 제5대에는 전반기 산업건설위원장을 역임했고, 제6대에는 전반기 자치행정위원장 역임했다. 따라서 부의장은 5대 후반기와 7대 전반기에 이어 8대 후반기까지 3번째를 맡고 있다.

 

 ◆의원으로 성적표 ‘우수’

 

 김 부의장은 기본적인 활동이라고 할 수 있는 조례제정과 집행부에게 새로운 역할을 제안하는 5분 발언 등도 상당수 수행했다.

 ‘의령군 국가보훈대상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비롯해 ‘의령군 노인 이·미용비 지원 조례안’등 서민들의 삶의 지수를 더 높일 수 있는 11건의 조례안을 발의했다.

 특히, ‘의령군 노인 이·미용 지원 조례’는 지난 4월에 제정돼 곧 시행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 ‘영유아 관리방안 및 영농기자재 구매방안 개선’과 ‘명문학교 육성을 위한 지원강화 방안’ 등 의령군의 발전을 위한 8건의 제안사항을 자유발언을 통해 수행했다.

 또, 우리의 삶을 더욱 윤택하고 빛나게 하는 정신적 충족을 위한 문화예술 분야에도 큰 관심을 갖고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그 실례로 딱딱하고 엄숙한 의회 본회의장에 아름다운 시와 음악을 통해 정서 순화와 정감있는 공간으로 만드는데도 기여했다.

 지난해 11월 25일 의령군의회 ‘제249회 2차 정례회’ 당시 본회의장에서 시를 낭송하게 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는 ‘시와 음악이 흐르는 의회’와 더불어 지난 6월 15일 의령군의회 ‘제253회 1차 정례회’에서는 성악가 소프라노를 초청해 ‘음악이 흐르는 의회’를 만드는데도 큰 역할을 했다.

 이같은 계기는 현재 군 제대를 마치고 대학교 복학을 앞두고 있는 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고성오광대로부터 배운 ‘문둥춤’을 추는 춤꾼으로 활동하고 있기에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원으로서 의정활동을 수행한 성과로 지난 1월 30일, 진주시청 시민홀에서 제8대 전반기 ‘전국협의회 지방의정 봉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당인 거부하고 무소속을 선호하는 이유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이유에 대해 김 부의장은 “우리나라 정치는 말 그대로 정당정치다. 그래서 수 많은 유권자들이 그 후보자 인품이나 성과를 보지 않고 당 소속 후보자를 먼저 찍는 선거의 풍토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당과 유혹에 치우치지 않고 주민을 위해 소신껏 의정활동을 하는 의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신념을 갖고 무소속으로 출마를 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앞으로 남은 임기 2년은 어떻게…?

 

 향후 계획에 대해 김 부의장은 “의령군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부림면에 설립케 했고, 부림면과 인근 지역민의 취미생활과 여가선용 및 정서함양을 위한 동부사회복지관 건립에도 힘을 썼으며 현재 추진 중인 동부지역 수영장 건립을 위해서도 큰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도 주민의 복지증진과 여가선용은 물론 정서함양을 위하는 등 사회적 약자와 어려운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권익은 물론 그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더 아름답게 만들어 가기 위해 무소속 5선의 경험과 현 부의장에게 주어진 역량을 잘 발휘해나가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30대 초반 젊은 시절에 품었던 정치적 소신은 강산이 3번이나 바뀔 정도의 시간인 30년이 지나 60대 초반에 이르른 지금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숱한 시련과 역경을 딛고 오늘에 이르렀다.

 그리고 오는 2022년 6월, 다시 제9대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다. 그 때 김 의원의 행보가 어떻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군의원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까?

 

 김 부의장은 군의원의 조건에 대해 “첫째 정당의 계보로부터 독립한 인물, 둘째 대화와 협상기술이 있는 지역주민의 대표자, 셋째 철저한 봉사와 희생정신을 가진 자, 넷째 정책결정과 집행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의사를 굴절없이 대변할 인물, 다섯째 지방에 머물 수 있는 인물, 여섯째 청렴성을 갖춘 인물로 여겨진다”고 밝혔다.
/배성호기자 baesh@gny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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