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모] 유레아 시인 ‘슬픈 동백’

  • 입력 2020.06.30 15:38
  • 기자명 /한송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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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동백’


꽃이 피었다
다 죽은 가지에
꽃눈이 피멍처럼 왔다
당신이 내게
왔다 가라는 신호다
계절이 다섯 번 바뀌는 동안
꽃눈 하나 내놓지 못하고
당신 먼 나라 여행 중

가슴으로 풀어내야 할 인사
하고픈 이야기를
마지막 꽃으로 피워내는 당신
붉디붉은 이 꽃이
어쩌면 당신과 나의 마지막
인사일지 모르는데
지난 3년 혼자 누워
봄이 와도 겨울이 와도
피울 수 없던 꽃
겨울 끝자락 발바닥까지 덮은
붉은 동백이여

 

 

 ◆시작노트
 심정지로 쓰러진 시누이, 그녀가 있는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몸에 열꽃이 피어서 위험하니 식구들 와서 보고 가라고, 그녀의 몸엔 붉은 열꽃이 가득하다.
 세상의 모든 아픈 이들이 빨리 쾌유되기를 기도한다.

 ◆유레아 시인 약력
 2020년 시와편견 여름호에 등단
 시사모 동인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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