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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가렴주구(苛斂誅求)

기사승인 2020.01.07  1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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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기자.

 가렴주구(苛斂誅求), 구당서(舊唐書)에 나오는 말로, 춘추시대 말 공자의 모국인 노나라는 조정의 실세인 계손자(季孫子)가 세금 등을 가혹하게 징수함(苛斂誅求)으로써 백성들이 시달림을 당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을 나타낸 말이다. 

 공자(孔子)가 제자들과 함께 태산(泰山) 기슭을 지나가고 있을 때였다. 어떤 여인이 세 개의 무덤 앞에서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이 울음소리를 듣고 있던 공자는 제자 자로(子路)에게 그 까닭을 물어 보라고 했다. 자로가 여인에게 이유를 묻자 그녀는 더욱 흐느껴 울며 이렇게 말했다.  “옛적에 시아버지와 남편이 호랑이에게 당했는데, 이제 나의 아들이 또 그것에게 죽었습니다”그런데 어째서 이곳을 떠나지 않았느냐고 물으니, “이곳은 세금을 혹독하게 징수하거나 부역을 강요하는 일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공자는 이를 보고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니라(苛政猛於虎)”. 

 지방자치단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광역지방자치단체는 17개인데 이를 대별하면 특별시 1, 광역시 6, 도 8, 특별자치시(세종) 1, 자치도(제주도) 1이다. 기초지방자치단체는 226개가 있는데, 이는 75개의 시와 82개의 군과 69개의 구가 있다. 이중에서 세종특별자치시와 제주특별자치도에는 기초단체는 없다.

 광역지방자치단체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성격은 다르지만 모두를 합하면 243개의 지방자치단체가 된다. 각 자치단체마다 공통적으로 표방하는 것은 ‘지역주민들의 안정되고 편안한 삶’일 것이다. 이를 위해 각 지자체는 주민 복지나 편의를 위한 정책을 위해 국·도비 등, 예산을 확보하고 또 집행한다.

 국·도비 예산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지자체는 주민들과 공청회나 설명회 등으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산청군은 수백억 원의 예산 전체를 군비로 집행하려 하면서도 설명회나 공청회 또한 흔한 기자간담회도 한번 없이 진행하려하고 있다.

 산청군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8.94%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전국 평균 51.35%에는 크게 모자라고 군부 평균 18.2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산청군은 자체수입만으로 주민들의 복지는 고사하고 직원들의 급여마저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 같은 군민들의 세금을 무의미한 곳에 펑펑 쓰려하고 있다.

 ‘의미’있는 일이란 ‘명분’이 있어야 한다. 또한 ‘당위성’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 산청군에서 추진하는 동의보감 촌 케이블카 설치는 명분도 당위성도 약하다. 명분이란 ‘위함’이어야 하며, 당위성이란 ‘목적과 결과의 책임’이라 생각한다. 동의보감촌의 관광객 유입이라는 이유는 ‘의미’가 되지 못한다. 지금도 더 없이 아름다운 경관이 관광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굳이 훼손 해가며 혈세를 쏟아 부을 ‘당위성’은 없다.

 자치단체는 오로시 주민들을 위해 존재해야한다. ‘국가가 국민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명제와 같은 의미인 것이다. 주민들이 모르는,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책은 주민들에게 원망과 고통만 주는 것이다. 모든 정책을 주민들과 상의해야 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수백억 원의 예산을 군비만으로 투입 할 때는 그 문제는 달라진다.

 간섭하자는 것이 아니라, 같이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진행하자는 것이다. 산청군의 현재는 전국 226개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재정 자립도는 최하위에 속한다. 남들이 한다고 생각 없이 따라하는 어리석음은 이제 그만하자. 뱁새가 황새를 따라 흉내 내면 그 끝은 안 봐도 알 수 있다.

 전국 유일의 ‘힐링’의 공간 동의보감촌은 존재만으로 관광객들에게는 ‘위안’을, 주민들에게는 ‘쉼’을 주는 곳이다. 그런 동의보감촌은 난개발보다는 대대손손 ‘힐링’으로 물려줘야 하는 것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의무이기도 한 것이다. 차별성 없고 경쟁력 부족한 정책은 자제하고 심사숙고(深思熟考) 해야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행복이 곧 자신들의 행복으로 여기고, 가족들을 위한 헌신과 사랑으로 평생을 살아간다. 주민들의 부모역할을 하는 자치단체도 주민들이 행복 할 수 있는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주민들은 행복하지 않는 다면 결국은 외면한다. 신뢰하지 못한다.

 가렴주구(苛斂誅求)는 ‘세금을 가혹하게 징수해 백성들이 괴로움을 당하고 있는 정치 상황’으로,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에 비유된다. 주민들의 세금이 올바로 사용되지 못한다면, 세금 등을 가혹하게 거둬들여 무리하게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아 못살게 구는 정치적 상황이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경남연합일보 abz3800@gny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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