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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이화구화(以火救火)

기사승인 2019.10.03  16:4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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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종욱 기자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는 공자(孔子)와 그의 제자인 안회(顔回)의 대화가 실려 있다. 안회는 위(衛)나라로 떠나기에 앞서 스승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는 스승께 “위나라 국왕은 제멋대로 독재를 한다고 합니다. 국권을 남용하고, 백성들 가운데는 죽은 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이전에 선생님으로부터 잘 다스려지는 나라에서는 떠나고, 어지러운 나라로 가라. 의사 집에 환자가 많이 모이기 마련이다. 라는 말씀을 들었는데, 저는 이에 따르려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공자는 “위나라 왕이 어진 이를 반기고 어리석은 자를 싫어한다면, 어찌 너를 써서 다른 일을 하겠느냐? 그는 왕의 권세로 너를 누르며 능숙한 말솜씨로 이기려고 덤벼들 것이니, 이는 불을 끄려고 불을 더하고 물을 막으려고 물을 붓는 일과 같다(是以火救火, 以水救水)”고 했다.

 이화구화(以火救火)란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방법을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을 비유한 말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열리는 산청한방약초축제는 올해 ‘대한민국대표축제’로 선정돼 명실공히 최고의 축제를 표방하며 치러지고 있다. 또한 산청군은 대표축제에 걸맞게 그동안 지적돼 온 천편일률적인 메뉴의 음식관을 각 읍·면별로 특화된 음식으로 차별화를 주기 위해 읍·면별로 부스를 주고 음식의 차별화를 꾀했다.

 축제가 시작되고 특화 음식관도 영업을 시작하니 각 읍·면별 특화된 음식들로 음식관은 성업을 이루는 듯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음식의 다양화는 이뤄졌지만 음식의 질과 양, 그리고 바가지요금에 대한 이용객들의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따라서 음식관의 이용객들은 음식관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축제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들이 이용객들의 입에서 나오기 시작했지만, 산청군은 이 같은 불만에도 대처할 방법이 없어 속수무책으로 지켜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책을 내어 놓지도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축제 위원회 측에서는 각 특화음식관에서 영업에 대한 친절도, 청결도, 특화된 음식의 질, 가격 등 여러 가지 항목에 상금을 걸어 놓고 읍·면별로 무의미한 경쟁을 유도하니 면장이 호객행위를 하고 직원들은 계산대와 서빙을 하는 꼴성사나운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 지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에 산청군 공무원노조 홈페이지에는 노조원들이 그에 대한 불만과 문제들을 제기하며 반발을 사기도 했다.

 ‘대한민국 대표축제’의 진정한 의미는 읍·면별의 경쟁이 아닐 것이다. 또한 축제 기간 동안 본연의 업무와 더불어 주차안내와 교통 안내 등으로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계산대나 서빙으로 내모는 것 또한 아닐 것이다.

 본래의 목적과 취지는 그리 않을 진데, 의도와는 상관없이 음식관의 무한 경쟁으로 흘러갔으며, 그러한 경쟁을 지켜보는 공무원들의 불편은 관람객들이나 지역민들에게도 분명 불편함을 주거나 보였을 거라 생각이 든다.

 물론 처음이라 시행착오는 있다. 하지만 계산치 못하고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언제나 생기기 마련이다.

 앞으로 산청군도 진정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화구화(以火救火)하는 잘못은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종욱기자 nju@gnynews.co.kr

<저작권자 © 경남연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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