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운 칼럼] 창원의 주택가격 하락

  • 입력 2018.02.21 18:56
  • 수정 2018.02.21 19:01
  • 기자명 /경남연합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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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운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박세운 창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TV와 신문의 뉴스를 보면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정부가 주택구입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하고 대출을 규제한다고 한다. 

 이 뉴스를 보면 전국적으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창원 시민은 어리둥절하다. 왜냐하면 창원지역의 주택가격은 최근 1~2년 사이에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기 때문이다. 

 창원의 중대형 평형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1억 원이 빠졌다고 하고, 전세가격도 등달아 많이 하락했다. 무주택 서민에게는 더 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이렇게 서울은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정부가 투기 억제 대책을 세우는데, 지방은 오히려 가격 급락을 걱정해야 되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특성 때문이다. 

 주식가격이나 채권가격은 전국적으로 동일하다. 그러나 부동산은 위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에 따른 편차가 매우 크다. 부동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 위치, 위치”라는 말도 있다. 

 필자가 주택가격 통계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2개의 시장으로 크게 나눠져 있었다. 

 즉 주택시장으로 보면 대한민국은 2개의 국가로 나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 창원 등 지방의 주택가격이 급등할 때 서울의 주택가격은 침체 상태를 면하지 못했다. 지방의 주택가격과 서울의 주택가격은 단기적으로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노인 인구가 증가되면 주택가격은 계속 하락할 것으로 보였으나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예상과는 다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에 크게 기인하고 있다. 수도권 집중을 막기 위해 지방에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이전시켰으나 기대한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은 전철이 잘 발달돼 있고, 대학, 병원 등의 수준도 매우 높다. 문화 수준도 서울이 지방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그러다 보니 서울에는 주택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까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고 할 정도로 다른 사람과 비교를 하는데, 서울에만 주택가격이 상승하니 배가 아픈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동안 창원은 서울에 버금갈 정도로 아파트 가격이 비쌌다. 물론 아파트 가격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수준도 높았다. 이것은 창원공단이라는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었다. 즉 소득수준이 매우 높았다. 

 어떤 것이 주택가격을 결정하느냐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경제학에서는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한다. 즉 수요가 많으면 가격이 상승하고,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하락한다. 

 부동산시장도 마찬가지다. 창원 지역은 조선업의 불황으로 거제, 울산 등과 함께 지역경제가 침체 상태에 있어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제한돼 있는데, 최근에 아파트 신규 공급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주택가격이 하락한 것이다. 

 1997년과 1978년의 IMF 위기 때에도 창원은 다른 지역과는 다르게 경기가 나쁘지 않았으나,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다. 창원의 주택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은 지역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볼 수 있다. 

 창원시는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외형상 노력을 하는 것 같으나, 인근 부산과는 사정이 많이 다르다. 

 부산은 바다를 끼고 있으면서 해운대, 태종대 등 유명 관광지가 많으나 창원은 진해의 벚꽃 축제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관광자원이 없다. 

 따라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산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서 다시 짜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주택가격 하락은 무주택서민에게는 좋은 뉴스이기는 하나, 지역경제 침체의 신호라는 점에서는 우울한 뉴스이다. 물론 부동산 경기는 사이클이 있으니, 서울의 주택 시장이 침체하면, 지방의 주택시장이 활황을 되찾을 수도 있으나, 지금의 창원의 산업구조로 보아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모두 창원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힘을 쏟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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