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나 오를 수 없는 ‘기업인의 高地’

  • 입력 2017.07.30 18:48
  • 수정 2017.07.30 19:06
  • 기자명 /이수원·이오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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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영섭 명예의 전당 협의회 회장 겸 (주)진합 회장(왼쪽부터), 정영화 (주)대호테크 회장,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윤증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장 겸 前기획재정부장관.
▲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이영섭 명예의 전당 협의회 회장 겸 (주)진합 회장(왼쪽부터), 정영화 (주)대호테크 회장,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윤증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장 겸 前기획재정부장관.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 ‘기업은행 명예의 전당’ 등극
34번째 헌액자 선정·경남 아너소사이어티 34번째 회원
43년째 이어온 사업…“7이란 수의 의미, 저에게 뜻 깊어”

 

 

▲ 2017년 IBK 헌액자로 선정된 정영화 대호테크 회장
▲ 2017년 IBK 헌액자로 선정된 정영화 대호테크 회장

 지난 28일 정영화 대호테크 대표가 IBK기업은행이 주관 하는 ‘제14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액자로 선정돼 기업은행 명예의 전당 ‘34번째 헌액자’로 영원한 기록을 남겼다.


 정 회장 헌액 기념행사장, 대한민국 금융가가 밀집된 을지로 2가 50번지 기업은행 본점 앞은 간간이 뿌려지는 빗줄기가 이날 행사를 환영해주는 듯 했다. 오전 6시 창원 종합운동장을 출발할 때 보이던 쾌청한 날씨와 대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15층 행사장 엘리베이트 문이 열리자 품격 있는 행사장 분위기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날 행사장 곳곳에 자리한 500여 명 사람들은 정 대표 헌액식을 진심으로 축하 해주기 위해 멀리는 미국에서, 일본에서, 그리고 경남 지역에서는 28인승 리무진 버스를 대절해 정 대표 헌액식에 참석했다.


 오전 11시 기업은행 기업지원컨팅부 양서현씨 사회로 시작된 행사에 앞서 팝페라 가수 이성신, 박정훈 으로 구성된 2조 팀 ‘블레어’가 Butterfly(영화 ‘국가대표’ OST 삽입곡)를 불러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 누에 속에 감춰진 너를 못 봐 나는 알아 내겐 보여 그토록 찬란한 너의 날개 겁내지 마 할 수 있어 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이 노랫말은 어쩌면 정영화 회장의 과도기를 말해 준 것 같아 참석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는지 모른다.

 

▲ IBK 기업은행 15층 헌액자 선정 행사장 전경
▲ IBK 기업은행 15층 헌액자 선정 행사장 전경


 이어 선정사를 준비한 윤증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장(마산출신,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먼저 오늘, 헌액자로 선정된 대호테크 정영화 회장께 진심으로 축하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윤 선정위원장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한 기업인들의 명예와 업적을 기리고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IBK기업은행이 설립한 기업인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장으로 다시 한 번 참여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선정위원으로 수고 해주신 금융위원회 정은보 부위원장님, 중소기업청 정윤모 차장님, 중소기업중앙회 최수규 부회장님, 숭실대학교 경영학부 장범식 교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윤 선정위원장은 이어 “2004년부터 시작한 ‘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이제 대한민국 기업인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하는 권위 있는 상으로 위상이 높아졌다. 이번 ‘제 14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에도 그 위상에 걸맞은 후보자들이 추천됐다”고 밝혔다.


 그는 “선정위원회는 후보자 인품과 기업가 정신, 기업의 성장성과 기술력,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발전에 대한 기여도와 사회공헌도 등을 공정하고 엄격하게 심사했다. 그 결과 훌륭한 인품과 덕망을 갖춘 기업인을 선정하게 됐다”고 선정기준 배경을설명했다.


 윤 선정위원장은 “제 14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신 대호테크 정영화 회장은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자’라는 신념을 가지고 1989년 대호테크를 설립했다”고 밝히며 “29년 동안 광학제조장비 분야의 외길을 묵묵히 걸어오며 우리나라 광학제조장비 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기업가이자 진정한 애국자”라고 소개했다.


 또 “정회장은 기업이 도전정신을 가지고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작품 만들기’라는 사훈 아래 ‘제품’이 아닌 ‘작품’을 만들기 위해 창조적인 기술개발에 매진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윤 선정위원장은 “그 결과, 대호테크는 세계 19개국이 뛰어든 곡면 유리양산장비 개발 경쟁에서 유일하게 원천기술개발에 성공했고 세계의 매출 1위인 삼성 갤럭시 모델의 엣지 디스플레이를 제조하는 기계를 납품하게 되는 등 남다른 기술력을 세계에 알리며 눈부신 성장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직원들에게는 “30대까지는 1억을 벌고 40세까지 석사학위를 취득하게 하며 60대에도 일하며 10억을 모은다는 꿈을 가질 수 있도록 직원들에게 용기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지역사회를 위해 꾸준하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해오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그는 이어 “한 나라 경쟁력의 핵심은 바로 기업으로부터 나온다. 위험을 회피하지 않고 도전하고자 하는 기업가 정신이 제대로 발휘될 수 있도록 나라는 부흥해 진다. 이 놀라운 기적의 중심에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에 대한 일념으로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대한민국 기업인들이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한다”고 역설했다.

 

▲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정영화 회장과 부인 이임영 여사
▲ 행사장에 입장하고 있는 정영화 회장과 부인 이임영 여사


 정영화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안상수 창원시장으로부터 ‘촌놈 출세했구나’라는 축하전화를 받고 IBK덕분에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을 김도진 은행장과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 회장은 “오늘 서울대학교 조규진 교수님이 자리하셨는데 조 교수님은 저희하고 소프트 로봇기술을 계속하신 센터장으로 저희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분”이라고 정중한 소개를 올렸다.


 이어 정 회장은 “앞에서 윤증현 선정위원장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저희는 작품 만들기를 사훈으로 정하고 100일 철야·출장을 내세워 직원들이 고생을 많이 한다”며 “좀 과격한 말일 수 있겠지만 ‘움직이면 살고 뭉치면 죽는다’는 정신으로 직원들은 정신무장이 돼 있다”고 밝혔다.


 또 정 회장은 “29년 전 친구와 지하주택에서 사업을 시작했을 때 아무도 우릴 봐주는 사람 없었다. 그러나 당시 기업은행에서 담보 없는 어음 한 장을 아무 조건 없이 바꿔준 것이 계기가 돼 오늘이 있게 됐다”며 “다시한번 IBK기업은행에 감사 한다”는 말을 전했다.


 이어 “저는 매일 새벽 4시면 기침한다. 따라서 이임영 제 아내가 뒷바라지를 하느라고 고생을 많이 한다. 이 자리를 빌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내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하자 참석자들의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정 회장은 “제게 바람이 하나 있다. 그것은 108세에 물구나무를 서서 웃으며 죽는 것”이라며 “지난 9년 동안 새벽 4시에 기침하면 물루나무서기를 해 오고 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를 이기기 위해 이 운동을 계속해 오고 있다”고 했다.


 또 정 회장은 “제게는 7이란 수가 행운의 숫자인 것 같다. 2014년 5월 15일 경남 아너 소사이어티 34번째 회원이 됐고 이번 IBK 헌액자 선정도 34번째로 알고 있다. 그리고 제가 이 분야 사업도 사실상 43년째 이기에 7이란 수는 제게 우연이 아닌 필연인 것 같다”고 전했다.

 

▲ IBK 기업은행이 2017년 헌액자로 선정한 정영화 회장 펼침막
▲ IBK 기업은행이 2017년 헌액자로 선정한 정영화 회장 펼침막


 △2004년 첫 해 명예의 전당 헌액자는 한국도자기 회장 김동수, 자화전자 회장 김상면, 인탑스 회장 김재경 △2005년 디지아이 회장 최관수 △2006년 쿠쿠전자 회장 구자진, 크로바 케미컬 회장 강선종, 인지컨트롤스 회장 정구용, 유도 회장 유영희 △2007년 한미 반도체 회장 곽노권 △2008년 동아 연텍 회장 김강희, 영화금속 회장 임정환, 경동제약 회장 류덕희, 화남피혁 회장 故 여우균, 하이록 코리아 회장 문영훈 △2009년 보이텍 회장 임종관 △2010년 동보 회장 김재경, 태양 회장 현창수 △2011년 오 영 회장 정홍기, 대한솔루션 회장 권희현 △2012년 영화공업 회장 문재수, 한국 OSG 회장 정태일 △2013년 진협 회장 이영섭, 우주 일렉트로식스 회장 노영백 △2014년 파세코 회장 유병진, 코스맥스 회장 이경수, 시몬느 회장 박은관 △2015년 동양 피스톤 회장 홍순명, 휴 롬 회장 김명기, 이오테크닉스 회장 성규동 △2016년 신양금속공업 회장 하장홍, 그리고 2017년 34번째 헌액자 대호테크 정영화 회장이 IBK기업은행 명예의 전당에 헌액 했다.

 

▲ IBK 기업은행 1층 ‘명예의 전당’ 전시실
▲ IBK 기업은행 1층 ‘명예의 전당’ 전시실


 창원시 팔용동에 소재한 대호테크는 1989년 설립, 최근 삼성전자 휴대전화 갤럭시S 시리즈 중 표면과 스크린 끝을 곡면화한 ’엣지’를 만드는 기계를 개발·양산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유망강소기업이다.


 비구면 렌즈(글래스) 성형기로 불리는 이 제품은 2009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신제품(NEP)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5000만 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올 2월에는 코스닥 상장사인 중견기업 ㈜넥스턴까지 인수했다. 2012년 매출 206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860억 원에 영업이익 336억 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매출 1000억 원, 영업이익 35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수출은 8000만 달러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기업인 명예의 전당은 회사를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인을 기리기 위해 기업은행이 2004년부터 시작한 행사다. 매년 명예의 전당 선정위원회가 경영성과와 기술력, 수출실적, 기업가 정신, 사회공헌도 등을 종합 평가해 선발한다. 이번 헌액자를 포함해 2017년 정영화 회장까지 모두 34명이 선정됐다.


 기업은행은 헌액자 동판 부조를 서울 중구 을지로 본점 1층 ‘명예의 전당 기념관’에 전시하고 각종 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는 혜택 등을 준다. 또 해당 회사에 정 대표 흉상과 기념비를 세워 임직원과 국내외 바이어에게 헌액자 기업가 정신을 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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